간에서 케톤이 만들어지는 경로 — 베타산화와 HMG-CoA 회로

케톤은 아무 데서나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거의 전적으로 간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정해진 효소 단계를 거쳐 만들어집니다. 이 글은 그 경로를 순서대로 따라가며, 각 단계가 무엇에 의해 조절되는지까지 정리합니다.

지방산이 간으로 들어오는 것이 먼저입니다

출발점은 지방 조직입니다. 인슐린이 낮아지면 저장돼 있던 중성지방이 분해되어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나뉘고, 지방산은 혈액을 타고 간으로 이동합니다.

간에 도착한 지방산은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 이동에는 운반 체계가 필요하고, 여기서 병목이 생기면 지방산이 있어도 케톤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특정 대사질환에서 키토제닉이 금기가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단계의 장애입니다.

베타산화: 지방산을 두 탄소씩 자릅니다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지방산은 두 개의 탄소 단위로 잘려 나갑니다. 이 반복 과정을 베타산화라고 부르고, 그 결과물이 아세틸-CoA입니다.

평소라면 아세틸-CoA는 곧바로 TCA 회로로 들어가 에너지가 됩니다. 그런데 탄수화물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회로를 돌리는 데 필요한 중간 물질이 당신생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회로의 처리 용량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아세틸-CoA가 남기 시작합니다.

이 “남은 아세틸-CoA”가 케톤 생성의 재료입니다. 즉 케톤은 지방을 태우다 남은 것을 버리는 경로가 아니라, 남는 재료를 다른 장기가 쓸 수 있는 형태로 포장하는 경로입니다.

세 번의 효소 반응

단계반응관여하는 효소
1아세틸-CoA 두 분자가 결합티올레이스
2여기에 아세틸-CoA 한 분자가 더 붙어 HMG-CoA 생성HMG-CoA 합성효소(HMGCS2)
3HMG-CoA가 잘려 아세토아세트산 생성HMG-CoA 분해효소
4아세토아세트산이 환원되어 베타하이드록시부티르산으로BDH1

이 중 2단계의 HMG-CoA 합성효소가 속도를 결정하는 지점입니다. 이 효소는 간의 미토콘드리아에 주로 존재하며, 인슐린이 낮고 지방산이 풍부한 상태에서 활성이 올라갑니다. 케톤 생성이 호르몬 상태에 그토록 민감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간이 자기가 만든 것을 못 쓰는 이유

케톤을 에너지로 쓰려면 아세토아세트산을 다시 활성화하는 효소가 필요합니다. 이 효소를 SCOT이라고 부르는데, 간세포에는 이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간은 케톤을 만들어 혈액으로 내보내기만 하고, 소비는 근육·심장·뇌가 담당합니다. 만드는 곳과 쓰는 곳을 분리해 둔 구조 덕분에 생산물이 생산지에서 소모되지 않습니다.

중쇄지방이 빠른 이유

중쇄지방(MCT)이 케톤을 빨리 올린다고 알려진 것도 이 경로로 설명됩니다. 일반적인 긴 사슬 지방산은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갈 때 별도의 운반 체계를 거쳐야 하는데, 중쇄지방산은 그 과정을 상당 부분 건너뛰고 곧바로 들어갑니다.

또한 중쇄지방산은 소화 후 림프가 아니라 문맥을 통해 간으로 직행합니다. 재료가 병목 없이 간에 도착해 곧장 베타산화로 들어가는 셈입니다. 섭취 후 비교적 빠르게 수치가 오르는 이유입니다.

다만 빠르다는 것이 곧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번에 많이 넣으면 위장이 먼저 반응하고, 올라간 수치도 오래 유지되지 않습니다.

생성 속도를 좌우하는 것들

같은 식단을 해도 사람마다 케톤이 올라오는 속도가 다릅니다. 크게 세 가지가 작용합니다. 첫째, 간과 근육에 남아 있던 글리코겐의 양입니다. 저장량이 많으면 그것부터 소모되느라 시간이 걸립니다. 둘째, 인슐린 수준입니다. 탄수화물이 조금씩 계속 들어오면 첫 단계가 계속 되돌아갑니다. 셋째, 활동량입니다. 움직이면 글리코겐이 빨리 비워집니다.

반대로 지방을 많이 먹는다고 생성이 비례해 늘지는 않습니다. 재료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스위치가 켜져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케톤이 안 오를 때 지방을 더 넣는 대응이 잘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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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식이를 바꾸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