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을 끊어도 혈당이 유지되는 이유 — 당신생 경로

탄수화물을 하루 20g만 먹는데도 혈당은 정상 범위에서 유지됩니다. 뇌가 포도당을 계속 쓰고 적혈구는 포도당 외에는 쓰지 못하는데도 그렇습니다. 몸이 포도당을 스스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경로와, 그것이 키토제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정리합니다.

포도당이 반드시 필요한 세포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세포는 케톤이나 지방산으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적혈구입니다.

성숙한 적혈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없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없으면 산소를 써서 지방산이나 케톤을 태우는 과정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적혈구는 포도당을 무산소로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방식에만 의존합니다.

뇌도 케톤으로 상당 부분을 대체하지만 전부를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즉 탄수화물을 아예 먹지 않아도 몸에는 일정량의 포도당 수요가 남습니다. 그 수요를 채우는 것이 포도당 신생 경로입니다.

무엇으로 포도당을 만드는가

재료어디서 오는가특징
글리세롤지방 분해 시 함께 나오는 부분지방을 쓸수록 늘어나는 재료
젖산근육과 적혈구의 무산소 대사 산물포도당으로 되돌려 재사용
알라닌 등 아미노산근육 단백질 분해, 식이 단백질필요량이 크면 근육이 재료가 됨

표에서 첫 줄이 중요합니다. 중성지방이 분해되면 지방산 세 개와 글리세롤 하나가 나오는데, 지방산은 케톤의 재료가 되고 글리세롤은 포도당의 재료가 됩니다. 지방을 연료로 쓰는 과정 자체가 포도당 원료를 함께 공급하는 셈입니다.

이 경로는 주로 간에서 일어나고, 금식이 길어지면 신장도 상당 부분을 담당합니다.

단백질이 많으면 실패한다는 말의 실체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그것이 포도당으로 바뀌어 케톤 생성을 막는다는 주장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과장입니다.

맞는 부분은 아미노산이 포도당 신생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장된 부분은 그 전환이 섭취량에 비례해 무한정 일어나는 것처럼 말하는 대목입니다. 이 경로는 필요에 따라 조절되며, 남는 단백질이 자동으로 포도당이 되어 혈당을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단백질을 지나치게 줄이면 근육이 재료로 동원될 여지가 커집니다. 치료 목적의 식이가 아니라면 단백질을 극단적으로 제한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이 경로가 케톤 생성과 얽히는 지점

포도당 신생과 케톤 생성은 같은 상황에서 함께 활발해집니다. 둘 다 인슐린이 낮을 때 켜지기 때문입니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병행되는 경로입니다.

다만 연결점이 하나 있습니다. 포도당을 만드는 데 TCA 회로의 중간 물질이 쓰이면서, 회로가 아세틸-CoA를 처리하는 용량이 줄어듭니다. 남은 아세틸-CoA가 케톤 쪽으로 흘러가는 흐름이 여기서 생깁니다. 두 경로가 같은 상황에서 함께 돌아가는 구조적 이유입니다.

젖산은 버려지지 않고 돌아옵니다

운동할 때 근육에서 만들어지는 젖산은 노폐물처럼 취급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재료입니다. 혈액을 타고 간으로 가서 다시 포도당으로 만들어지고, 그 포도당이 근육으로 돌아갑니다. 이 순환을 코리 회로라고 부릅니다.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 상태에서도 이 회로가 돌기 때문에 고강도 운동이 완전히 불가능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회로를 돌리는 데 에너지가 들어서 효율은 떨어집니다. 적응 초기에 고강도 운동이 유난히 힘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혈당이 안 떨어진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키토제닉을 하면서 혈당을 재보면 생각만큼 낮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침 공복 혈당이 오히려 오르기도 합니다.

이는 대체로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새벽에는 코르티솔 등의 영향으로 간이 포도당을 내보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탄수화물을 먹지 않아도 이 조절은 계속됩니다. 혈당이 정상 범위에 있다면 문제로 볼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당뇨가 있거나 혈당 관련 약을 쓰는 경우에는 해석이 달라집니다. 이때는 수치를 스스로 판단해 조정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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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식이를 바꾸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