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언제 생기는가 — 진단 기준·정상혈당형·고위험 조건

케톤 측정기에 3.0이 찍혔을 때 그것이 “깊은 케토시스”인지 “케톤산증의 문턱”인지는 숫자 하나로 갈리지 않습니다. 이 글이 답하는 질문은 네 가지입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무엇이 함께 있어야 진단되는가, 혈당이 높지 않아도 생길 수 있는가, 어떤 조건이 위험을 키우는가,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측정을 멈추고 병원으로 가야 하는가입니다.

짧은 답은 이렇습니다. 케톤산증은 케톤이 높은 상태가 아니라 케톤 상승과 혈액 산성화, 그리고 당뇨병(또는 고혈당)이 동시에 있는 상태이며, 셋 중 하나만으로는 진단되지 않습니다. 인슐린이 부족한 사람에게서 생기고, 혈당이 200mg/dL 미만인 정상혈당형이 전체의 약 10%를 차지합니다. 탄수화물 제한 자체가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1형 당뇨·SGLT2 억제제·임신·장기 금식처럼 인슐린이 케톤 생성에 제동을 걸지 못하는 조건에서는 탄수화물 제한이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침에 명시돼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조건들을 나눠 담은 하위 글들의 상위 글입니다.

세 가지가 함께 있어야 진단됩니다

미국·유럽·영국 당뇨병학회가 2024년에 함께 낸 고혈당 위기 합의문은 진단 기준을 세 요소로 정리하고, “세 요소가 모두 있어야 진단한다”고 못 박습니다. 첫째는 혈당 또는 당뇨병 병력입니다. 이전 기준은 혈당 250mg/dL 초과였는데, 2024년 합의문은 200mg/dL 이상 또는 혈당과 무관하게 당뇨병 병력이 있으면 충족되는 것으로 낮췄습니다. 둘째는 케톤입니다. 혈중 베타하이드록시부티르산 3.0mmol/L 이상이며, 합의문은 이 값이 산염기 변화와 잘 맞고 진단 민감도·특이도가 90%를 넘는다고 설명합니다. 셋째는 산증으로, 정맥혈 pH 7.30 미만 또는 중탄산염 18mmol/L 미만입니다.

기관마다 숫자가 조금씩 다릅니다. 영국 JBDS 2023년 지침은 혈당 11.0mmol/L 초과, 케톤 3.0mmol/L 초과 또는 소변 케톤 2+ 이상, 중탄산염 15.0mmol/L 미만 또는 pH 7.3 미만을 씁니다. 대한당뇨병학회 2025년 진료지침 표는 혈당 250mg/dL 초과를 유지하면서 pH·탄산수소염·의식 상태로 경증·중등증·중증을 나눕니다. 아래 표는 2026년 9월 10일 기준 세 문서의 원문 기준을 나란히 옮긴 것이며, 영양적 케톤증의 범위를 비교용으로 붙였습니다.

항목2024 ADA·EASD·JBDS·AACE·DTS 합의문JBDS 2023대한당뇨병학회 2025
혈당(D)200mg/dL 이상 또는 당뇨병 병력(혈당 무관)11.0mmol/L 초과 또는 당뇨병 병력250mg/dL 초과
케톤(K)혈중 BHB 3.0mmol/L 이상3.0mmol/L 초과 또는 소변 2+ 이상BHB 3mmol/L 초과, 소변·혈장 케톤 양성
산증(A)pH 7.30 미만 또는 중탄산염 18mmol/L 미만중탄산염 15.0mmol/L 미만 또는 정맥 pH 7.3 미만pH 7.25~7.30(경증)에서 7.00 미만(중증), 탄산수소염 15~18에서 10 미만 mEq/L
정상혈당형200mg/dL 미만, 전체의 약 10%혈당이 정상이거나 크게 높지 않은 경우(비율 미기재)SGLT2 억제제·임신부·알코올·간기능 저하에서 발생 가능(비율 미기재)
영양적 케톤증(비교)BHB 0.5~3.0mmol/L, pH 정상(Hallberg 2018 프로토콜 목표)같음(StatPearls: 정상 pH가 구분점)같음

표에서 읽을 것은 두 가지입니다. 케톤 3.0은 세 문서가 공유하는 숫자이지만, 그 숫자만으로는 어느 문서도 진단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내 지침의 혈당 기준(250 초과)과 국제 합의문의 기준(200 이상 또는 병력)이 다르므로, 어느 기준을 인용했는지 연도와 함께 밝혀야 합니다. 국내 지침 본문은 “가장 중요한 것은 혈청 케톤체의 증가”이며 “고혈당은 진단에 중요한 인자이나 중증도를 결정하는 인자는 아니다”라고 씁니다.

혈당이 정상이어도 생길 수 있습니다

2024년 합의문은 케톤산증 환자의 약 10%가 혈당 200mg/dL 미만으로 내원하는 정상혈당형이라고 기술합니다. 원인으로는 외부 인슐린 주사, 식사량 감소, 임신, 음주·간부전·SGLT2 억제제로 인한 포도당신생성 저하를 들고, 최근 몇 년 사이 정상혈당형의 대부분이 SGLT2 억제제 사용과 관련돼 있다고 정리합니다. 한 사례군에서는 SGLT2 억제제를 쓰던 케톤산증 환자의 35%가 혈당 200mg/dL 미만이었고, 다른 사례군에서는 71%가 250mg/dL 이하였습니다.

이 유형이 위험한 이유는 혈당이 정상이라 안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특정 당뇨병약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고혈당이 심하지 않아도 당뇨병케토산증이 생길 수 있다”고 첫 문단에서 밝히고, 대한당뇨병학회는 “SGLT2 억제제를 사용 중인 환자의 전신상태가 불량한 경우에는 고혈당 상태가 아니더라도 케토산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를 권고문으로 두었습니다. 영국 지침도 같은 이유로 혈당 중심이 아니라 pH와 케톤으로 진단·관리하라고 강조합니다.

어떤 조건이 위험을 키우는가

가장 흔한 유발 요인은 감염과 인슐린 중단입니다. 합의문은 전 세계적으로 감염이 14~58%의 사례에서 유발 요인이었다고 쓰고, 성인의 6~21%는 케톤산증으로 1형 당뇨를 처음 진단받는다고 씁니다. 합의문 표에 인용된 한국 자료에서는 인슐린 중단 32.7%, 감염 25.3%, 원인 불명 30.8%였습니다. 한국 청소년 건강보험 자료(2017~2022년, 1형 2,599명)에서는 1형 당뇨 진단 시점에 케톤산증이 동반된 비율이 팬데믹 이전 31.3%(95% CI 29.0~33.7%)였고 첫 팬데믹 해에 42.8%로 올랐다가 이듬해 34.5%로 돌아왔습니다. 이 수치는 청구코드 기반이라 검사실 기준과는 다르다는 점을 함께 적어 둡니다.

탄수화물 제한과 직접 연결되는 대목은 SGLT2 억제제 항목입니다. 합의문은 2형 당뇨에서 SGLT2 억제제 사용자의 케톤산증 위험 요인으로 “초저탄수화물 식단과 장기 금식, 탈수, 과도한 음주, 자가면역 동반”을 명시합니다. 1형에서는 SGLT2 억제제 관련 케톤산증이 약 4%에서 발생하며, 사용하지 않는 경우보다 5~17배 높을 수 있다고 씁니다. 대한당뇨병학회 지침도 “장기간의 금식이나 심한 초저탄수화물식사 또는 과도한 음주를 하는 경우, 급성 감염이 있거나 수술 전후 시기에 더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임신은 별도 항목입니다. 임신 전 당뇨가 있는 임신의 최대 2%에서 케톤산증이 발생하고 대부분 1형이며, 정상혈당형으로 올 수 있다고 합의문은 정리합니다.

정리하면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 자체가 케톤산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슐린이 케톤 생성에 제동을 걸지 못하는 조건(인슐린 부족, SGLT2 억제제, 임신, 장기 금식, 음주)이 있을 때 탄수화물 제한이 그 제동을 더 약하게 만듭니다. 1형 당뇨에서 탄수화물 제한이 왜 다른 문제인지, SGLT2 억제제가 어떤 경로로 케톤 생성을 촉진하는지, 임신·수유 중에 왜 권장되지 않는지는 각각 하위 글에서 다룹니다.

영양적 케톤증과 갈라지는 지점

저탄수화물 식단에서 목표로 삼는 영양적 케톤증은 혈중 BHB 0.5~3.0mmol/L 범위이며 혈액 pH가 정상입니다. 2형 당뇨 성인 262명을 1년간 추적한 Hallberg 2018 연구는 이 범위를 목표로 했고, 참가자의 96%가 한 번 이상 0.5mmol/L 이상을 기록했으며 1년 시점 검사실 평균은 0.31mmol/L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케톤산증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StatPearls는 “정상 pH를 동반한 영양적 케톤증은 대사성 산증을 특징으로 하는 케톤산증과 다르다”고 한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그러나 이 구분은 인슐린이 작동한다는 전제 위에 있습니다. 케톤산증의 병태생리는 인슐린 결핍과 길항 호르몬 상승이 지방 분해를 풀어 놓고, 간이 지방산을 케톤으로 바꾸는 속도가 몸이 쓰는 속도를 넘어서면서 산증으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케톤이 오르면 인슐린이 조금씩 분비돼 지방 분해를 억제하므로 3.0 근처에서 멈추지만, 인슐린이 없거나 SGLT2 억제제로 인슐린 분비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그 제동이 사라집니다. 합의문은 감별 진단에서 기아성 케톤증을 “하루 500kcal 미만 섭취력”에서 의심하며, 소아 지침은 “기아성 케톤은 보통 3.0mmol/L 미만”이라고 씁니다. 3.0은 그래서 영양적 케톤증의 상한이자 케톤산증의 케톤 기준선이며,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는 이 숫자를 “깊은 케토시스”로 읽을 여지가 없습니다.

측정을 멈추고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국가건강정보포털이 나열한 증상과 징후는 소변량 증가, 물 섭취량 증가, 체중 감소, 메스꺼움·구토·복통(주로 케톤산증에서), 쇠약, 의식의 변화, 탈수, 저혈압, 빠른 맥, 빠르고 깊은 호흡(케톤산증에서), 국소적인 신경학적 변화입니다. 같은 문서는 “당뇨병 환자가 고혈당이 있으면서 쇠약감, 메스꺼움, 구토, 의식의 변화가 있을 때에는 당뇨병케토산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쓰고, 당뇨병이 있는지도 모르다가 케톤산증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입니다. 합의문은 케톤산증에서 메스꺼움·구토·복통이 절반 이상에서 나타나며, 첫 증상에서 내원까지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린다고 씁니다.

예후는 치료 접근성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케톤산증 사망률은 1% 미만이지만, 영국 지침은 그럼에도 58세 미만 1형 당뇨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이라고 씁니다. 합의문은 퇴원 후 1년 연령보정 사망률이 일반 인구의 13배, 15~39세에서는 49배라고 인용합니다. 이 숫자들은 케톤산증이 “한 번 겪고 지나가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며, 당뇨가 있거나 SGLT2 억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이 탄수화물 제한을 스스로 판단해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국내 지침은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식사패턴을 사용할 경우 일반인에 비해 위해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시도해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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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식이 변경 전에 의사와 상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