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를 복용 중이라면 — 혈당이 정상인데도 케톤산증이 생기는 기전

2형 당뇨 치료제 가운데 소변으로 포도당을 내보내 혈당을 낮추는 계열이 있습니다. SGLT2 억제제라 부르는 이 약을 복용하면서 저탄수화물 식단을 시작한 사람에게서, 혈당은 정상인데 케톤산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례가 2015년부터 규제기관 경고로 정리돼 왔습니다. 이 글이 답하는 질문은 네 가지입니다. 이 약이 어떤 경로로 케톤 생성을 촉진하는가, 그 위험은 실제로 얼마나 되는가, 국내 공식 문서는 무엇을 하라고 쓰여 있는가, 저탄수를 하고 싶다면 무엇이 먼저인가입니다.

짧은 답은 이렇습니다. 이 약은 포도당을 소변으로 버려 몸을 “탄수화물이 부족한 상태”로 만들고 인슐린을 낮추면서 글루카곤을 올립니다. 그 위에 탄수화물 제한이 얹히면 케톤 생성이 겹으로 켜지는데, 혈당은 약이 계속 낮춰 놓으므로 케톤산증의 전형적 경고 신호인 고혈당이 보이지 않습니다. 식약처 허가사항은 “케톤 생성 식이요법”을 유발 요인으로 명시하고, 미국당뇨병학회는 이 약 사용자에게 케토제닉 식단을 권하지 말라고 씁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이 약을 복용 중이라면 처방의와 상의 없이 저탄수·케토·장기 금식을 스스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케톤산증의 진단 기준과 다른 고위험 조건은 상위 글에서 다룹니다.

왜 혈당이 정상인데 케톤산증이 생기는가

대한당뇨병학회 2025년 진료지침은 기전을 이렇게 씁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을 통해 포도당을 배설시켜 혈당은 감소하지만, 이에 따른 혈중 인슐린 농도 감소는 지방 분해와 지방산의 베타산화를 촉진시켜 혈중 케톤 농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또한 신장에서의 포도당과 나트륨 배설 증가는 신장의 케톤 재흡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그래서 “약물에 의한 혈당 강하 효과로 인하여 혈당이 높지 않을 수 있으므로 케톤산증 진단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StatPearls의 정상혈당 케톤산증 항목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합니다. 이 계열 약이 췌장에서 글루카곤 분비를 직접 자극해 글루카곤 대 인슐린 비율을 더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정상혈당 케톤산증 자체는 혈당 250mg/dL 미만에서 pH 7.3 미만·중탄산염 18mEq/L 미만의 대사성 산증과 케톤혈증이 있는 상태로 정의되며, 원인 목록에는 금식·케토제닉 식단·알코올 사용장애처럼 “탄수화물 결핍 상태”를 만드는 것들이 나란히 올라 있습니다. 약이 만드는 탄수화물 결핍과 식단이 만드는 탄수화물 결핍이 같은 방향으로 겹치는 것이 이 조합의 핵심입니다.

StatPearls 케토제닉 식단 항목은 이 조합을 “피하라”고 직접 씁니다. “SGLT2 억제제를 쓰는 당뇨 환자는 케토제닉 식단을 피해야 한다. 이 조합은 정상혈당 케톤산증 위험을 상당히 높이며, 혈당이 정상이거나 약간만 높아도 발생할 수 있다. 이 약은 글루카곤을 올리고 인슐린을 낮추고 지방 분해를 촉진해 케톤 생성을 늘리는데, 케토제닉 식단의 탄수화물 제한이 케톤증을 더 강화한다. 그 결과 발견하기 어렵고, 금식·질병·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드는 시기에 더 잘 생기는 케톤산증이 촉발될 수 있다.”

위험은 실제로 얼마나 되는가

2024년 미국·유럽·영국 당뇨병학회 합의문은 2형 당뇨에서 이 약 사용자의 케톤산증 발생률을 1,000인년당 0.6~4.9건으로 추정하면서 “드물다”고 쓰고, 무작위 시험 4건의 메타분석에서 상대위험 2.46(95% CI 1.16~5.21), 관찰연구 5건에서 1.74(95% CI 1.07~2.83)라고 인용합니다. 무작위 시험 39건·60,580명을 모은 Liu 등의 2020년 메타분석은 케톤산증이 약 사용군 34,961명 중 62명(0.18%), 대조군 25,211명 중 23명(0.09%)에서 발생해 Peto 승산비 2.13(95% CI 1.38~3.27)이었고, 절대 차이로는 5년간 1,000명당 1.7건 더(95% CI 0.6~3.4)였다고 보고합니다. 발생 자체는 드물지만 위험은 두 배 안팎으로 일관되게 높다는 뜻입니다.

누가 더 위험한가는 합의문이 목록으로 씁니다. 2형 당뇨에서 이 약 사용자의 케톤산증 위험 요인은 “초저탄수화물 식단과 장기 금식, 탈수, 과도한 음주, 자가면역 동반”입니다. 1형 당뇨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합의문은 1형에서 이 약 관련 케톤산증이 약 4%에서 발생하며 사용하지 않는 경우보다 5~17배 높을 수 있다고 쓰고, 이 약은 1형 당뇨 치료에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2025년 1월 의료진에게 낸 성명서는 “인슐린 분비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환자(1형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긴 2형 당뇨병 등)”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면서, 이 약과 관련된 케톤산증은 “고혈당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 즉 정상혈당 당뇨병케토산증도 많아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혈당이 낮게 나오는 비율도 문헌에 있습니다. 합의문은 한 사례군에서 이 약을 쓰던 케톤산증 환자의 35%가 혈당 200mg/dL 미만이었고, 다른 사례군에서는 71%가 250mg/dL 이하였다고 인용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15년 5월 첫 경고에서 부작용 보고 20건을, 같은 해 12월 라벨 개정에서 73건을 근거로 들었는데, 두 문서 모두 “많은 경우 혈당이 케톤산증에서 흔히 예상되는 수준보다 낮아 즉시 인식되지 않았다”고 썼습니다.

국내 공식 문서는 무엇을 하라고 쓰여 있는가

아래 표는 2026년 9월 10일 기준 국내외 공식 문서가 이 약과 탄수화물 제한에 대해 쓴 문장을 요약한 것입니다.

기관·문서핵심 문구(요약)성격
식약처 허가사항(SGLT2 억제제 단일제, 현행)케톤 생성 식이요법·칼로리 섭취 제한·수술 금식이 유발 요인, 혈당 250mg/dL 미만이어도 케톤산증 검사, 수술 최소 3일 전 일시 중단허가사항(법적 문서)
대한당뇨병학회 2025 진료지침초저탄수화물식사는 저혈당·케토산증 위험, 이 약 복용자는 주의, 입증되지 않은 식사패턴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진료지침
대한당뇨병학회 성명서(2025년 1월)정상혈당 케톤산증이 많아 진단 어려움, 음식 섭취 곤란·과음·급성 질환·수술 시 일시 중단 가능의료진 대상 성명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특정 당뇨병약 사용 시 고혈당이 심하지 않아도 케토산증 가능, 이 약을 주요 요인으로 명시공공 건강정보
미국당뇨병학회 표준진료 2026(권고 5.26)케톤 측정 도구 제공, 케토제닉 식단을 권하지 않음(discourage)근거등급 E(전문가 의견)
2024 ADA·EASD·JBDS 합의문초저탄수·장기 금식이 위험 요인, 무작위 시험 상대위험 2.46(95% CI 1.16~5.21)합의문
미국 FDA 2015·2020최초 경고 → 라벨 경고 → 수술 3일 전(일부 성분 4일 전) 중단규제기관

식약처 허가사항의 문장은 특히 구체적입니다. “일부 보고에서 케톤산증을 일으키기 쉬운 요인으로 인슐린 용량 감소, 급성 열성질환, 질병 또는 수술로 인한 칼로리 섭취 제한, 케톤 생성 식이요법, 인슐린 결핍을 일으키는 췌장장애, 그리고 알코올 남용이 확인되었다”고 쓰고, “혈당 수치가 250mg/dL보다 낮더라도 케톤산증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증 대사성 산증에 일치하는 징후와 증상이 관찰되는 경우 혈당 수치와 관계없이 케톤산증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이어집니다. 증상으로는 오심·구토·식욕 감소·복통·권태·호흡곤란을 듭니다. 수술이나 장기 금식이 예정돼 있으면 최소 3일 전에 일시 중단해야 하며, 중단한 뒤에도 케톤산증과 당뇨(소변 포도당)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진료지침의 입원 환자 장은 “심각한 질병을 동반하거나 케토산증 또는 케톤뇨를 동반하는 경우, 장기간 금식 및 수술 중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쓰고, 대사이상 지방간 장에서는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이는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케톤산증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한 문장으로 못 박습니다. 이 글이 약 이름 대신 성분군만 쓰는 이유는 판단이 처방의의 몫이기 때문이며, 어떤 문서도 환자에게 스스로 약을 끊으라고 쓰지 않습니다. FDA의 첫 경고문은 “처방의와 먼저 상의하지 않고 당뇨약을 중단하거나 바꾸지 말라”고 명시합니다.

저탄수를 하고 싶다면 무엇이 먼저인가

순서는 문서들에서 그대로 나옵니다. 첫째, 처방의에게 식단 계획을 알리고 약 조정을 상의합니다. 미국당뇨병학회는 이 약 사용자에게 케토제닉을 권하지 말라고 의료진에게 쓰고, 국내 지침은 입증되지 않은 식사패턴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시도하라고 씁니다. 판단은 처방의가 하며, 결과가 “약을 바꾸고 식단을 한다”일 수도 “식단을 온건하게 잡는다”일 수도 있습니다. 둘째, 혈중 케톤 측정기를 준비합니다. 미국당뇨병학회 권고 5.26은 “케톤 측정 도구(혈청 베타하이드록시부티르산)를 제공하라”는 문장이며, 취하된 국내 허가사항 문구도 “혈중 케톤 수치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며 언제 모니터링이 필요한지 교육받는 것이 권장된다”였습니다. 케톤을 언제 재고 어떻게 읽는지는 별도 글에서 다룹니다.

셋째, 일시 중단 규칙을 미리 정합니다. 아프거나 먹지 못하거나 수술·시술로 금식할 때 어떻게 할지를 처방의와 합의해 두는 것으로, 영국 지침은 이 약 사용자가 아플 때 케톤을 재고 의료팀에 연락하라고 쓰며, 국내 성명서도 그런 상황에서 일시 중단 후 재개할 수 있다고 씁니다. 넷째, 증상 목록을 외웁니다. 메스꺼움·구토·복통·숨참·기운 없음·의식 변화가 있으면 혈당이 정상이어도 케톤을 재고 즉시 진료를 받습니다. 2015년 미국 사례군을 정리한 Peters 등은 “혈당이 크게 높지 않았다는 사실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응급 인식을 늦췄다”고 썼습니다. 이 네 가지는 개인이 판단할 목록이 아니라 처방의와 함께 확인할 목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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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식이 변경 전에 의사와 상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