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수유 중 키토제닉이 권장되지 않는 이유 — 탄수화물 권장량과 수유 케톤산증 사례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데 키토제닉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 사이트의 금기 글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답해 왔습니다. 이 글은 그 한 문장 뒤에 있는 숫자와 사례를 풀어 씁니다. 답하는 질문은 네 가지입니다. 임신·수유 중 탄수화물은 왜 얼마나 더 필요한가, 임신 중에는 왜 케톤이 더 쉽게 오르고 그것이 왜 문제인가, “임신 중 저탄수가 안전하다”는 연구는 무엇을 검증한 것인가, 수유 중 키토를 하면 실제로 무슨 일이 보고됐는가입니다.

짧은 답은 이렇습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임신부 탄수화물 권장섭취량을 하루 175g, 수유부는 210g으로 정하며 그 근거는 태아 뇌와 모유 유당에 드는 포도당입니다. 키토제닉의 탄수화물은 하루 10~60g이라 이 하한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임신 후기에는 아침 한 끼만 걸러도 케톤이 뚜렷이 오르고, 모체 케톤 농도가 높을수록 자녀 발달 지수가 낮았다는 관찰이 있으며, 케토제닉 수준을 임신부에게 시험한 무작위 시험은 없습니다. 수유 중 저탄수 식단으로 케톤산증에 빠진 사례가 2023년 기준 30례 미만 보고됐고 전부 치료 후 회복했지만, 중환자실까지 간 예가 있습니다. 케톤산증 자체의 진단 기준은 상위 글에 있습니다.

탄수화물이 얼마나 더 필요한가

2020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탄수화물의 평균필요량과 권장섭취량을 처음으로 설정했습니다. 근거는 “뇌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포도당량과 케톤체 생성이 나타나지 않는 양”이며, 1세 이상 모든 연령에서 평균필요량 100g, 권장섭취량 130g입니다. 임신부에게는 태아 두뇌가 하루에 쓰는 포도당 35g을 근거로 부가 평균필요량 35g, 부가 권장섭취량 45g이 더해져 175g이 되고, 수유부에게는 모유로 분비되는 유당에 필요한 포도당 60g을 근거로 부가 평균필요량 60g, 부가 권장섭취량 80g이 더해져 210g이 됩니다. 미국 영양섭취기준의 권장량도 임신 175g, 수유 210g으로 같은 값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의 임산부 식이영양 항목은 “태아는 필요한 에너지의 80%를 당의 형태로 공급받는다”며 하루 175g을 그대로 씁니다.

아래 표는 2026년 9월 10일 기준 공식 기준값과 케토제닉 식이의 탄수화물량을 나란히 둔 것입니다. 케토제닉 값은 뇌전증 치료식 임상가들이 정리한 범위(총에너지의 5~15%, 하루 10~60g)입니다.

구분한국 영양소 섭취기준 2020 권장섭취량미국 DRI 권장량케토제닉 식이
성인 여성(비임신·비수유)130g/일130g/일10~60g/일(총에너지의 5~15%)
임신부175g/일(130+45)175g/일동일
수유부210g/일(130+80)210g/일동일
설정 근거뇌 포도당 소비량과 케톤체 생성이 나타나지 않는 양같은 개념(한국 기준이 미국 기준을 적용)케톤증 유도가 목적

주의할 점이 둘 있습니다. 첫째, 권장섭취량은 “결핍을 막는 최소량”이지 목표 섭취량이 아닙니다. 섭취기준 해설 논문은 “탄수화물의 평균필요량은 최소필요량의 개념이지 에너지원으로서 적절한 섭취량에 대한 개념은 아니다”라고 쓰고, 실제 섭취 평가는 에너지적정비율 55~65%로 하라고 합니다. 둘째, 2021년 11월 이전에 배포된 본책에는 임신부 180g·수유부 215g으로 잘못 인쇄된 표가 있어 정오표로 175g·210g으로 바로잡혔습니다. 2차 자료에 남은 옛 숫자를 옮기지 않도록 이 글은 정오표 값을 씁니다.

왜 케톤이 더 쉽게 오르고, 그것이 왜 문제인가

임신은 그 자체로 케톤 생성을 늘립니다. 포도당을 태아가 대량으로 가져가므로 모체는 지방산과 케톤을 주 연료로 쓰는 쪽으로 기울며, 뇌전증 치료식 전문가들의 2025년 설문 논문은 “태아의 주 에너지원을 포도당에서 케톤으로 바꿨을 때의 영향은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다”고 씁니다. 이 상태를 1980년 Freinkel은 “가속화된 기아”라고 불렀습니다. 음식이 끊기면, 특히 임신 후기에는, 비임신 상태보다 훨씬 빨리 기아 반응이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얼마나 빨리인지는 1982년 Lancet 논문이 보여줍니다. 비임신 여성과 임신 3분기 여성이 저녁 6시 이후 금식하고 다음날 아침 6시부터 정오까지 채혈했을 때, 비임신 여성은 포도당·유리지방산·베타하이드록시부티르산·인슐린이 그대로였지만 임신 여성은 포도당이 더 떨어지면서 유리지방산과 베타하이드록시부티르산이 오르고 인슐린이 내려갔습니다. 저자들은 “흔히 하는 아침 거르기를 임신 여성은 피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한 끼를 거르는 것으로 케톤이 오르는 몸에 하루 20g의 탄수화물을 적용하는 것이 어떤 일인지는 이 자료가 말해 줍니다.

케톤이 오르면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사람 관찰연구 하나와 동물실험 하나가 자주 인용됩니다. 1991년 NEJM에 실린 Rizzo 등의 연구는 임신부 223명(임신 전 당뇨 89명, 임신성 당뇨 99명, 정상 35명)과 자녀를 추적해, 임신 3분기 모체 베타하이드록시부티르산이 높을수록 자녀의 2세 정신발달지수(r=−0.21, P<0.01)와 3~5세 스탠퍼드-비네 점수(r=−0.20, P<0.02)가 낮은 역상관을 보고했습니다. 상관계수는 작고 대상 대부분이 당뇨 임신부이므로 “케톤이 지능을 떨어뜨린다”로 읽을 수는 없지만, 저자들은 “모든 임신 여성에서 케톤산증과 가속화된 기아를 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2013년 마우스 실험에서는 임신 중 케토제닉 식이를 먹인 배아가 발생 13.5일에 심장은 크고 뇌·인두·경추 척수·시상하부·중뇌·뇌교는 작았고, 17.5일에는 전체가 작아지는 등 장기 성장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동물실험이라 사람에게 옮길 수 없지만, 저자들은 “임신 중 케토제닉 식이가 배아 발달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조사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다”고 썼습니다.

“임신 중 저탄수가 안전하다”는 연구는 무엇을 검증했는가

임신 중 탄수화물 제한을 다룬 무작위 시험은 임신성 당뇨 식사요법 연구뿐이며, 그 “저탄수”는 케토제닉과 거리가 멉니다. 2013년 Diabetes Care의 Moreno-Castilla 연구는 임신성 당뇨 152명을 탄수화물 40%군과 55%군으로 나눴고, 열량은 최소 하루 1,800kcal을 보장했습니다. 인슐린이 필요해진 비율은 두 군 모두 54.7%로 같았고 산과·주산기 결과에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2017년 코크란 고찰은 임신성 당뇨 식사요법 무작위 시험 19편 1,398명을 모았는데, 저탄수와 고탄수를 비교한 시험은 2편뿐이었고 그 저탄수는 총에너지의 40~45%였습니다. 거대아·주산기 사망·산모 고혈압·제왕절개 어느 항목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없었고, 저자들은 “각 비교의 시험 수가 적고 표본이 작으며 방법론적 질이 고르지 않다”고 썼습니다. 하루 10~60g의 케토제닉을 임신부에게 시험한 무작위 시험은 이 고찰에 없습니다.

임신성 당뇨 과체중 여성 12명을 대상으로 한 2016년 파일럿에서는 오히려 통상적인 저탄수·고지방(40/45/15)보다 고복합탄수·저지방(60/25/15) 식단이 공복 혈당과 지방조직 인슐린 반응에서 유리했고 신생아 체지방도 낮은 경향이었습니다(n=12이므로 강한 결론은 불가). 질병관리청은 임신성 당뇨 산모에게도 “케톤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1,700~1,800kcal 이하로는 제한하지 않는다”고 쓰고, 밤사이 저혈당과 케톤증을 막기 위한 저녁 간식을 권합니다. 비만한 임신부에게도 체중 감량이 아니라 증가량을 7~11kg으로 관리하라고 안내합니다.

뇌전증 치료식 쪽 자료도 같은 결론입니다. 약물 난치 뇌전증 임신부 2명이 의료진 감독하에 치료식을 이어간 2017년 사례에서 한 아기가 양측 귀 기형을 갖고 태어났고(의미는 불명, 8개월 발달은 정상), 2018년 국제 케톤식이 연구그룹 합의문은 이를 인용하며 “임신 중 케톤식이를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권고하기 전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썼습니다. 이 합의문의 금기 목록에 임신은 들어 있지 않으므로 “학회가 임신을 금기로 지정했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2026년 국제뇌전증연맹 식이치료 특별보고의 문장입니다. “이 식이가 임신·수유 중 산모와 아기에게 안전한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그리고 노출 자료를 기록하는 표준 등록부 자체가 없습니다. 2025년 임상가 설문에서는 임신 중 치료식 상담 경험이 있는 35명 중 21명이 자료 부족을 이유로 권하지 않았습니다.

수유 중에는 무엇이 보고됐는가

수유 케톤산증이라는 별도 용어가 있을 만큼 사례가 쌓였습니다. 2020년 체계적 고찰은 1970년부터 2019년까지 보고된 18례를 모았는데, 산모 나이 중앙값 31세, 아기 나이 중앙값 12주였고, 체중 감량을 위한 식이·운동이 14례(76%)에 있었으며 저열량·저탄수·고단백·케토제닉 식이가 가장 흔했습니다. 증상은 메스꺼움 13례(72%), 구토 12례(67%), 권태 10례(56%), 복통 8례(44%), 호흡곤란 6례(33%)였고, 10례(56%)는 내원 시 저혈당이었습니다. 치료는 포도당 정맥주사가 16례(89%)였으며 대부분 24시간 안에 회복했고 사망은 없었습니다. 2023년 사례 보고 서론은 누적 보고가 “30례 미만”이며 거의 전부 수유 중 저탄수 식단이 유발했다고 씁니다.

보고(연도·국가)산모 나이산후 시기식이혈액 pH케톤(원문 표기)경과
von Geijer 2015 스웨덴32아기 10개월저탄수·고지방 10일7.20blood ketones 7.1mmol/L3일 후 퇴원
Sloan 2017 영국278주저탄수 + 장염7.0213-hydroxybutyrate 5.4mmol/L4일째 퇴원
Al Alawi 2018 호주35아기 5개월탄수화물 감량 + 운동7.13ketones 6.4mmol/L48시간 내 해소
Nnodum 2019 미국2418주엄격한 케토(열량은 충분)7.11보고 없음4일째 퇴원
Marzban 2020 남아공31아기 4개월저탄수·고지방 2주7.128urine ketones 4+4일 후 퇴원
Liu 2021 미국328주케토 25g/일 + 폐렴7.16urine ketones 80mg/dL1일째 퇴원
Osborne 2022 미국348주케토7.045β-hydroxybutyrate 7.4mmol/L완전 회복
Borhan 2023 말레이시아312개월케토(완전모유수유)7.096blood ketone 7.0mmol/L중환자실, 4일째 퇴원

표에서 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 산후 8주 전후에 몰려 있고, 감염·장염·폐렴 같은 두 번째 스트레스가 방아쇠가 된 예가 있으며, 열량을 충분히 먹은 경우에도 생겼다는 점입니다. 2019년 미국 사례의 저자들은 “하루 열량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케토제닉 식이를 하다 생긴 첫 생명 위협 수유 케톤산증”이라고 썼고, 2022년 사례에서는 검사 수치가 정상화된 뒤 중환자실에서 밤사이 수유를 하자 산증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수유 자체가 케톤 생성의 지속적인 부하라는 뜻입니다. 2021년 사례 보고의 결론은 “케토제닉 식이는 수유 중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였습니다. 2016년 뉴질랜드 사례처럼 특정 식이 없이 수유만으로 케톤산증이 온 예도 있어 이 사례는 표에서 뺐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멈추는 기준은 사례들이 공유하는 증상 목록 그대로입니다. 메스꺼움·구토·권태·복통·숨참이 나타나면 식단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습니다. 모든 사례가 포도당 공급과 수액으로 회복했다는 사실은 안심할 근거가 아니라, 병원에 늦지 않게 갔기 때문에 얻은 결과입니다. 이 시기의 식단은 개인이 판단할 대상이 아니며,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면 질병관리청이 안내하는 임신 중 체중 증가량 관리와 산후 균형 식단의 범위 안에서 의료진과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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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식이 변경 전에 의사와 상의하십시오.